2011년 12월 23일 금요일

- '애인 되어 드릴게요’ 일일 애인 대행 인기


[주간 동아]
 
여름방학이면 대학생들은 다음 학기 등록금, 자취방 월세를 마련해야 해 마음이 급하다. 이들이 뛰어드는 곳이 바로 ‘알바(아르바이트)’ 시장. 최저임금인 시급 4350원을 받으며 길에서 전단지를 나눠주고 편의점에서 카운터 보는 일만 대학생 알바라고 생각한다면 천만의 말씀. 갖가지 방법으로 직장인 못지않게 짭짤한 수입을 올리는 대학생들이 있다.
 
# ‘애인 되어 드릴게요’ 일일 애인 대행
포털사이트 카페나 애인 대행 사이트에 자기 프로필을 등록하고 일일 애인이 돼주는 알바로 고소득을 올리는 대학생도 있다. 고객이 조건만남 애인대행 사이트[5678.com]의프로필을 보고 온라인으로 연락해오면 오프라인에서 만나 애인인 ‘척’하며 시간을 보낸다. 시급은 2만~10만 원으로 다양하다. 하루 종일 애인 대행을 하면 20만~30만 원은 벌 수 있다. 애인 대행 인터넷 카페에 자신을 서울 소재 여대 학생이라고 소개한 B씨(22)는 “시간당 4만 원 주시면 동창모임, 놀이공원 데이트 같이 가드려요”라는 ‘광고글’을 올렸다.
하지만 자칫하다간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순수하게 ‘애인 대행’을 신청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많기 때문이다. 만남을 여러 번 지속하면, 고객이 ‘진짜 애인인 것처럼 착각하는 경우’도 있다. 심한 경우 성매매로 연결되기도 한다. 자신을 ‘20대 여대생’이라 밝힌 어떤 학생은 한 포털사이트 질문방에 “애인 대행 알바를 하다 그만두려 하는데 일을 할 때 만났던 사람이 계속 연락하고 만나자며 괴롭힌다”는 내용의 고민 글을 올리기도 했다.
 
# ‘키보드 두드려 용돈 벌기’ 댓글 알바
틈틈이 올리는 댓글로 용돈을 벌기도 한다.
흔히 포털사이트에서 심하게 한쪽 편에 유리한 댓글을 다는 사람들은 “알바냐?” 라는 놀림을 받는다. 그런데 이 ‘알바’가 정말 있다. 보통 ‘알음알음’으로 구하는 알바이기 때문에 처음 진입은 어렵지만, 한 번 시작하면 자리에 앉아 키보드 두드리는 것만으로도 짭짤한 수입을 올릴 수 있다.
대학생 C씨(25)도 2009년 여름, 친구 소개로 석 달 정도 댓글 알바를 했다. ‘디씨인사이드’의 인강갤(인터넷 강의 갤러리)에 글이나 댓글로 특정 강사를 홍보하는 일이었다. 글은 하나에 1000원, 댓글은 하나에 500원이 적용됐다. 여기저기 댓글을 20개 달면 일급 1만 원을 받는 식이다.
댓글로 고교생들의 학습 상담이나 고민 상담을 해주며 수입을 올리기도 한다. 대학생 D씨(23)는 친구 소개로 동영상 강의 전문 사이트 ‘이투스’에서 댓글로 학생들을 멘토링하는 일을 했다. 댓글 하나 작성하는 데 20분 정도가 걸렸지만, 하루동안 일하면 3만 원은 확보할 수 있었다. 단, 학생의 질문이 매일 올라오는 것은 아니라서 소득은 일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D씨는 틈틈이 댓글을 올려 한 달 동안 40만 원을 벌었다.
손영일 기자 scud200@don464.com 송지은 인턴기자